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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동네를 지키는 예술가 조송주 ○○팀장(202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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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BURC 작성일22-01-05 16:21 조회2,86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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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지키는 예술가 조송주 ○○팀장
청주 안덕벌과 밤고개의 얘기를
풍성하게 만든 이 사람
[충청리뷰, 이정민의 헤테로토피아] 조송주를 만났다. 서양화가이자, 동네예술가로, 그리고 문화기획자로서 지역에서 굵직한 일들을 해온 그다. “직함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라는 질문에 그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팀장으로 불러주세요.” 말했다. “다양한 사람들과 느슨한 관계로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일들을 벌이고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팀장이라고 불러요.” 팀장이라는 호칭이, 말랑말랑한 직함일 수도 있구나, 생각했다.
‘Hive(벌집)’에서 ‘Bees(벌들)’로
2006년 조송주는 충북 최초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Hive’를 열었다. 국제 교류 프로그램인 ‘Hive Asian Air’를 운영하며 청주와 연결되는 아시아 예술 지도를 구축해갔다. 지역 예술의 최전선에 그가 있었다. 그리고 2007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가 오픈했다.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시작”한 일이었으나, ‘충북 최초의 레시던시’에서 ‘민간 레지던시’로 위상이 바뀌면서, 또다시 존재의 당위성을 스스로 묻고 증명해야 했다.
“공공 레지던시의 목적이 아티스트Artist 개인의 역량 강화에 있다면, 민간 레지던시는 액티비스트Activist로서 활동가에 가까운 거 같아요. 현장이 살아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드러내 보이려고 했어요. 소위 (작품이) 팔리는 작가가 아닌, 시대적 문제를 같이 고민하면서 과정과 결과물이 사회적 소통을 이루는 접점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소통에 대한 역량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예술의 영역에도 지각변동이 일었다. 그동안 예술가의 일이 자기 작업에의 몰두였다면 이제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커뮤니티 예술Community Art 혹은 공공 예술Public Art의 형태로 급속히 전환되었다.
“지금은 개인의 서사가 중요한 시대, 개인이 모여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시대잖아요. 각자 서 있는 위치에서 자신이 고민하고, 꺼내놓지 못했던 것들을 끄집어내서 발현했을 때, 그리고 공론화장으로 끌어냈을 때 그것을 동시대성, 컨템포러리comtemporary 예술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이 꼭 직업적 예술가일 필요는 없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Hive’를 해체하고, ‘예술실행공동체Bees’를 재구축했다. ‘벌집’을 나온 ‘벌’이 된 것이다. 기존의 형식을 깨고 새로운 형식을 찾고자 한 활동의 방향성이자 의지의 천명이었다.
동네, 예술로 물들다
예술실행공동체 벌들이 안착한 곳은 안덕벌이다. 그는 언덕배기 빈집 ‘드로잉하우스’를 서식처로 삼았다. 동네예술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모이니 동네에 예술이 스며들었다.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고, 까페가 생기고, 사람들이 모였다. 거리에 활력이 생기자 이를 반갑게 여긴 주민 한 분이 차고를 내어주었다. 차고는 ’꽃이 피는 갤러리‘가 되어 전시도 열고, 주민들의 작은 도서관이 되었다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최근에는 밤고개로 영역을 넓혔다. 밤고개 자연시장 상인들의 이야기와 그림을 담은 『밤고개 자연시장 상인의 하루』를, 그리고 얼마 전 『그래도 밤고개』를 발간했다. 작가와 상인이 함께하는 참여형 전시 ‘축발전’展, ‘밤고개 주민 PoP 초상’ 전시, 그리고 출간 기념회를 열었다.
무엇이든 되어, 세계로 날자
그사이 안덕벌은 ‘예술의 거리’ 지정에서부터 ‘문화제조창’을 품으며 청주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Hive’에서 ‘예술실행공동체Bees’까지 16년이란 시간이 만들어낸 지역의 역사이자 가치다. 홍등가로 불렸던 밤고개도 도시재생뉴딜사업의 일환으로 공예·공방거리로 탈바꿈할 것이다.
“낮엔 문화제조창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둘러보고, 밤에는 밤고개로 오는 거죠. 밤고개가 밤 동안 사적이고, 동적이고, 재밌고, 문화로 채워지는 동네가 되기를 바라요. 안덕벌을 선으로 이으면 반쪽나비의 형태예요. 이쪽 밤고개와 자연시장을 모두 연결하면 비로소 나비가 돼요. 나비의 꿈 인거죠.”
‘Hive Asian Air’ 청주는 멈춤이지만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태국 치앙마이에서, 베트남 휴에서, 인도 바로다와 비사카파트남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 캠프’로 일본에서 진행된 ‘No War전쟁은 없다’ 프로그램은 태국에서 ‘No Wall장벽은 없다’ 프로그램으로 변주되었다. 프로그램의 변주는 이들의 끈끈한 연대이자 우정의 확장을 보여준다. 이들은 아시아 예술 공동체로서 ‘쌀 공화국Rice Republic’을 구성하자는 데 합의했다. 그리고 조송주는 청주가 주체성을 가진 점들이 모이는 플랫폼이 되고자 ‘아시아 아티스트 빌리지Asia Art Village’를 계획하고 있다.
2022년은 그에게 멈추어가는 시간이다. 코로나로 인해 국제 네크워크 활동도 잠깐 멈춤이고, 드로잉하우스도 2021년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 ‘공존’이라는 주제를 안고 밤고개에 갔는데 ‘공존’이 아니더라고요. 안다고 생각하는 게 자만일 수 있겠다, 반성했어요. 밤고개에서 산지는 7년 밖에 안됐어요. 욕망에 부딪히더라고요.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던 거죠. 시간이 가면서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 상태로 바라보려고 해요. 주민으로서 내가 살아갈 수 있게, 내 동네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게, 어슬렁거리는 괜한 시간이 필요해요. 지역 분들 얘기 더 듣고, 맛있는 것도 먹고, 어르신들 모이는 정자 공동체도 더 겪어 보려고요.”
그는 도시가 어떻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 대규모 계획이 아닌 작은 변화로 도시를 활기찬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음을, 우리는 그로 인해 경험할 수 있었다. 안덕벌과 밤고개의 이야기는 풍성해졌지만, 그는 조금 지쳐보였다. 공간에 상상력과 활기를 불어넣어왔듯 이제 스스로에게 씩씩함과 명랑함을 부여했으면 좋겠다. 그가 회복의 자리에 서는 날 벌이든, 나비든, 무엇이든 되어 동네를, 도시를 완성해 나가게 될 것이다.
/ 이정민 청주시 도시계획상임기획단주무관·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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